기술발전과 FTA
FTA/세계화 반대는 좌파의 일인가.

Commented by vvin85 at 2008/04/23 16:30 # x
공정무역을 한다면야 교과서에 나오는 것처럼 자유무역으로 인해 양 당사자가 모두 이익을 얻겠죠. 한 국가 내에서는 공정무역이라는게 가능합니다. 문제는 국가간, 특히 경제규모의 차이로 서로에 대한 영향력이 차이가 날 수 밖에 상황에서 공정무역이라는게 가능하겠냐는 겁니다. 미국이 쿠바와의 무역을 중지하면 미국이 입는 손해는 기껏해야 설탕과 시가 가격이 오르는 정도지만, 쿠바는 국가 경제 자체가 붕괴 위기에 처하는 셈이니까요. 위에서 언급한 '가난한 자에게 50원 손해를 입히면서 부자에게 100원 이익을 얻어주는게 옳은 선택인가'의 문제와 더불어 제가 FTA에 미온적인 이유입니다.
더불어, 통신 시장이나 보험, 금융의 경우 아예 시장 구조 자체를 미국에 맞출 것을 요구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 것도 불안합니다.

vvin85님이 지적하신 부분은, 아마도 사회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아마 우리 마르크스씨도 고민을 해봤겠지?

그렇지만 우리 마르크스 씨는 러다이트 운동을 지지하는대신, 새로이 등장하는 '임노동 계급'을 지지하고 이들의 연대를 주장했다. 물론 이걸 마르크스 혼자 생각한건 아니지만...

자영업 가내 수공업자들은 산업혁명으로 인해서 일자리를 잃어야 했다. 그러니 우리는 당시 러다이트 운동을 선택했어야 할까? 그 가내수공업자들이 '부르주아'는 아니었을텐데 말이다.


산업의 생산성이 증가하고 신기술이 개발되면 산업의 재편성이 일어나는건 너무나도 당연하다. 산업이 발달하면 임금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농업과 같은 저 생산성 산업이 구조조정을 맞게되는데 - 당연히 임금에 걸맞는 생산성을 갖춘 농민만 자본가화 되어서 살아남고, 나머지는 망하기 마련 - 그러니 우리는 산업의 발달을 포기해야 하나? 남한에서 중국으로 건너가는 섬유 산업은, 인건비의 증대를 견디지 못한 것인데, 이건 다른 산업의 생산성 증대로 인한 시장 전체 임금 상승에 기인한다. 그러니 섬유산업을 위해서 다른 산업의 생산성 향상을 포기할까?

더 싼 차를 만드는 회사 때문에 같은 차를 더 비싸게 만드는 회사가 없어지는건 막아야 하나? 강제로 그 회사 차를 사도록 사람들에게 강매라도 해야 하나? 그 회사에 근무하는 수많은 서민들을 위해서? 그런데 '더 싼 차를 만드는 회사'는 인정하면서, '더 싼 차를 수입하는 사람들'은 인정할수 없는 이유가 있을까?

어느책에서 봤는지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는데, 만일 누군가가 '마법의 공장'을 갖고 있어서, 아무도 고용하지 않고도 차를 싸게 생산해서 시장에 판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모두 '생산성 향상의 선구자'로 볼 것이다. 그런데 그 공장이 알고봤더니 해외에 존재하는 저가의 생산기지였다고 하면 갑자기 그 사람을 비난해야 하나?

우리는 컴퓨터로 문서를 작성하게 되면서 볼펜 회사/샤프회사가 망하게 되었다고 해도 그것때문에 컴퓨터 회사와 워드프로세서 회사를 비난하지는 않을 것이다. 가난한 사람이 50의 손해를 보게 되니 부자가 100의 이익을 본다 해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이야기는, 일단 자유무역이 전체 가난한 사람에게 손해가 된다는 이야기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을 제외해도 - 물론 당연히 일부는 손해를 본다. 그렇지만 전체 가난한 사람들은 반드시 이익을 본다. 미국의 가난한 사람들이 월마트와 중국산 제품이 없었다면 과연 충분한 소비를 할 수 있었을까? - 그 자체를 이미 우리가 수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 버려서는 안될것이다. 우리는 이미 '남의 피'를 먹으면서 '기술혁신'을 소비하고 있다. 왜 기술혁신은 수용하면서 외국의 더 높은 생산성을 우리가 즐겨서는 안되는 것일까?

p.s 기름-가스 보일러 때문에 탄광과 연탄공장이 망했다고 해서 정유업과 유전과 도시가스업자를 비난할수는 없는거 아니겠는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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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rinter | 2008/04/23 17:04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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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루시앨 at 2008/04/23 18:35
홉스봄이 제국의 시대에서 지적한 자본주의의 경로가 바로 이것이었죠. 예도 vvin85님이 지적하신것과 동일하군요. 혹 자본의 시대에서 따오셨을수도.... ^^;

맑선생께서는 자본의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에 따른 끝없는 임노동자의 증대를 바라보셨기에, 자본주의를 촉진하자는 주장, 그것을 스스로 파괴하자는 주장을 하셨지요. 이는 스탈린주의자들의 일국 사회주의론과는 상당히 다르죠;;;;;

이미 '먹으면서' 살고 있는 이상, 더 먹는것과 덜 먹는것은 오십보 백보일 뿐이겠지요.



...다만, 저는 사파티스타 이후의 반체제 운동의 전략(지금 있는 그자리에서 모든것에 투쟁하는)에 대해 매우 관심이 있습니다. 지금 FTA를 투쟁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진정으로 소수를 믿고, '먹기'를 중단하려면, 정의를 파괴하고, 신뢰를 짓밟으며, 위악을 행하는 자들에 대해서 악을 행하며, 정체(왈라스균형)를 파괴하고, 끝없는 투쟁을 지속하며, 자본주의를 교란하고, 그것의 일상성을 파괴해야 할겁니다. 위 수식어만큼 그리 거창한 행동은 아닙니다. 바벨탑이 묘사하듯, '언어'를 바꾸면 되는 일이죠.

위에 묘사한 것이야 말로 가장 무서운 일입니다. 저는 아직 어느편에 설지 결정하지 못하였습니다. 아니, 저것을 저지하는 쪽에 (지금은) 가깝습니다. 평화적인 설명과 이행(리프킨 식의)이 필요하다고 느끼긴 하지만, 완전히 동감하기엔 아직 젊으니까요 :)

(그나저나 제가 블로그를 못쓰는 시기에 이런 좋은 주제를 올리시다니ㅠㅠㅠ - 장난입니다 ^^;ㅠ)
Commented by 루시앨 at 2008/04/23 18:37
써놓고 보니 제가 죽고나서 올지도 모르는 일을 당장 올것처럼 써놓았네요 ^^;;;;;;; 그냥 랜만의 열폭으로 생각하셔도 ^^; 죄송합니다 ㅠㅠ;
Commented by 천년용왕 at 2008/04/23 22:39
왜냐 하면 우리는 '좀 더 윤택한 복지 사회'를 꿈꾸는 국가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죠.
차라리 어렸을 때부터 교과서 같은 데에서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국가라고 배우고 살았다면 이렇게까지 힘들진 않았을 지도 모르죠.
Commented by sprinter at 2008/04/23 23:13
루시앨 / ㅋㅋㅋㅋ

천년용왕 / 그럼 좀 더 윤택한 복지사회를 위해서 기술진보를 거절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인지요? 저는 좀 더 윤택한 복지사회를 위해서 산업 재조정과 기술진보, FTA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적어도 FTA 하고 복지를 늘리는 것이, FTA 하지 않는 것 보다는 사회 진보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진보도 마찬가지구요.
Commented by 스내치 at 2008/04/24 01:20
아마도 복지정책을 늘리고 나서 FTA를 한다면 반대하는 목소리가 좀 줄어들지도 모를 일이죠. 산업 재조정에서 오는 피해를 노동자들이 떠안게 되는 작금의 현실이 바뀐다면 FTA를 반대하지 않을 지 모릅니다. 하지만 FTA는 신자유주의의 결정체라고 볼 수 있고, 신자유주의는 좌파가 꿈꾸는 복지정책의 정반대편에 서있는 사상이기에 반대할 수 밖에 없지요.
Commented by vvin85 at 2008/04/24 08:50
부자들이 자기가 번 100원 중 70원을 가난한자에게 줘서 20원 이익을 만드는 것도 괜찮을 듯 싶은데 한국 부자들은 그럴 생각이 없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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