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족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40090607173019&section=03


진중권의 이 대응은 나쁘지 않다. 특히 본인의 자격에 대한 일련의 변명은 훌륭하다. 다르게 말하면, '기계적'으로 대응할때, 진중권의 논리력은 빛을 발한다. 특히 예술 이론이 전문예술인을 양성하는데 무슨 도움이 되느냐는 변희재의 공격이 실상은 쓰레기같은 주장이라는 것을 여러 모로 보여준다. (변희재가 미학을 전공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더더욱...)

문제는, 진중권은 잘 나가다가 가끔 본인이 스스로 발을 건다는 거다. 가령, 이런게 대표적이다.

"더군다나 과학과 예술, 기술과 예술이 디지털 컨버전스 속에서 하나로 통합되는 시대에, 어떻게 예술의 본질이 이론 없는 기능이라는 무식한 소리를 버젓이 늘어놓을 수 있는지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본인이 이 문장 바로 앞에서 써놨거니와, '디지털'의 '디'자도 없던 시절에도 과학과 예술, 기술과 예술은 서로 통합되어 있었다. 하다못해 본인이 좋아하던 바우하우스의 현대적 디자인을 생각해 보라. 대량 생산 체제에 어울리는 새로운 디자인이라는 컨셉을 만들어낸 그 시절이 얼마나 '디지털' 적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전형적인 언어의 과잉이다. 애초에 과학과 예술, 기술과 예술이 완전히 분리된 적이 없다는게 진중권이 알고 있고, 내가 서울대 김민수 교수의 미학 강의와 진중권의 초청강연에서 들은 내용일텐데, 이렇게 용어를 막쓰는건 좀;;;


이 아래의문장도 맘에 좀 걸린다.

도대체 "객원교수는 오직 강의를 목적으로 계약하는 것"이라는 해괴한 학칙(?)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왔는지 모르겠다. 변희재 학사와 유인촌의 머리? 변 학사야 잘 몰라서 그랬다 치고,


이건 진짜 개그라고 밖에 할수가 없다. 우리모두에서 '너는 학위는 있냐'라는 말로 피터지게 싸운 기억이 있고 꽤나 진흙탕 싸움도 하신적이 있는 분 께서 이렇게 나오면 조낸 웃을 수 밖에. 변 학사가 문제라면 진 석사는 문제가 아닌가? 학위를 이용한 난도질은 한국적 현실에서는 오직 '박사 학위'가 있어야 가능하다. 이건 개인의 능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부분이다. 더군다나, 사실은 박사가 있어도 학위를 이용한 난도질을 하면 졸라 찌질해진다. 결국은 제도권 권위에 의존하는 인물이 된다는건데, 그래서야 독일에서 박사 학위 안따왔다는 (못따온게 아니라) 온갖 논란에 대해서도 아무런 면죄부가 없게 되지 않겠는가. 나름 제도권 권위에 대해서 부정하는 입장을 꽤 보이신 분께서 이런 표현을 쓰는건 좀;;;


결국은 진중권에게 필요한건 '변호사'이며, '기계적 대응'이다. 제발 쓸데없이 '과거의 모든 원한을 일거에 청산한다' 이러지 말고 '유리한 전투''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서 '기계적'으로 대응하기를 바란다. 저 위에서 '의혹에 기계적으로 대응'한 부분들은 얼마나 간결하고 좋은가. 진중권은 앞으로 나오는 모든 원고를 변호사와 상의하기를 진심으로 권한다. 농담이 아니다. 사족이 많이 붙어봐야 법적으로 이기는데는 하나도 좋은게 없다. 무엇보다, 변희재는 강준만처럼 신사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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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아 전선 이상 유 -_-;;; : 진중권에 대한 소고 2010-02-05 13:02:16 #

    ... 나는 진중권에게 제일 필요한건 키워가 아니라 변호사라고 이야기 했었는데... 이 글을 읽어보니 진짜로 그랬는듯.-_-;;; 악마와 싸울대, 악마에 대한 저주를 친구들 앞에서 걸찍하게 쏟아내고 가는게 좋은걸까 ... more

덧글

  • 2009/06/08 11:1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sprinter 2009/06/08 11:11 #

    아 깜빡하고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주말에는 와이프랑 보내는 경우가 많아서 시간이 날지 장담할수가 없습니다;;; 시간을 봐야 알겠는데요;;;
  • 2009/06/08 11:1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sprinter 2009/06/08 11:14 #

    혹시 마눌에게 허용을 받으면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 2009/06/08 11:1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sprinter 2009/06/08 11:19 #

    음, 그러면 무리일듯. 제가 그렇게 시간을 많이 내서 준비하고 찾아가기에는 무리가 좀 있습니다. 그리고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저도 말하는게 적절한것 같지는 않구요. 혹시 나중에 기회가 되면 찾아 뵙는 쪽으로 해야 할듯 합니다.
  • 행인1 2009/06/08 11:19 # 답글

    변희재는 강준만처럼 신사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 절대 동감
  • 2009/06/08 11:2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오돌또기 2009/06/08 11:40 # 삭제 답글

    객원교수는 강의가 제1책무인 것이 오히려 보편적이죠. 한예종 학칙이 오히려 특수한 (혹은 이상한) 거죠. 강의, 세미나, 실기지도, 공동연구, 연구과제 수행 이런 것 다 시킬려면 정식으로 풀타임 교원을 뽑아야지 객원이 노예도 아니고...
  • sprinter 2009/06/08 11:44 #

    그건 아무래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죠. 그리고 객원이 노예가 아닌건 맞지만, 객원이 가진 최대 장점은 '유연성'에 있지 다른거 없다고 봅니다.
  • 오돌또기 2009/06/08 11:46 # 삭제

    보기에 따라서는 중요한 문제일 수도 있지요. 아닐 수도 있고. 제가 지적하고 싶은 건 해괴하다는 소리가 해괴하다는 거죠. 한예종이 객원에게 특수한 기대를 한다면 왜 그런지를 설명해야 하지 보편적인 객원교수의 기능(강의)을 해괴하다고 깐다는 건 설득력이 없...
  • sprinter 2009/06/08 11:48 #

    법적으로 간 이상은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더군다나 '강의'의 기능만을 해야 한다고 법적으로 정해진 바도 없고, 또한 '강의'를 하지 말라고 한 적도(즉 기존의 관습적 업무를 포기 시킨적도) 없습니다. 학교측에서 더 많은 일을 시키고 돈을 더 주겠다는 것이 특별히 더 이상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돈을 더 안주고 일을 시킨 사람들이 문제일지두요.
  • 오돌또기 2009/06/08 11:48 # 삭제 답글

    스프린터님이 우리모두 시절 논쟁까지 기억하시나본대, 말나온 김에 하나 묻고 싶네요. 진중권은 최종학력이 석사인가요 아니면 박사수료인가요? 본인은 박사수료라고 주장하던데...
  • sprinter 2009/06/08 11:50 #

    저는 석사라고 봅니다. 유럽의 코스웍을 생각해 보면 박사 수료라고 우기는건 가능은 하지만 의미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박사수료의 개념은 미국처럼 코스웍이 강하거나, 또는 박사수료 = 석사 인 동네에서나 의미가 있겠죠. 하지만 '최종학력이 석사'인것과 '박사학위 재학중'인건 완전히 뉘앙스가 다르고, 구라도 아니니 그냥 넘어가는거죠.
  • sprinter 2009/06/08 11:53 #

    그렇지만 이 문제는 유럽과 미국권의 학위 수여방식이 다르다 보니 발생하는 문제인데, 유럽의 Lecturer가 미국의 Professor에 대응하는것을 뻔히 알면서 '너는 렉처러지 교수 아님'이러는 레벨의 문제가 될게 뻔해서, 그냥 이런건 구라가 아닌 한도내에서 인정은 해주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법적으로 최종 학력이 뭐냐고 물으면, 오해의 여지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석사가 맞는거 같아요.

    아니면 코스웍이 있고 퀄리파잉이 있다는것을 진중권이 증명하면 박사수료도 인정할수 있죠.
  • 오돌또기 2009/06/08 11:58 # 삭제

    글쎄 저도 독일학제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판단을 못하겠습니다만, 한국에서는 한국의 기준에 따라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에서 박사수료란 코스웍을 마치고 논문자격시험을 통과했을 때 (덧붙여 논문프로포잘을 해서 허락을 받았을 때) 주장할 수 있는 호칭이거든요. 영어로는 ABD (All But Dissertation)에 해당합니다. 미국에서는 ABD가 되면 테뉴어트랙 교수 지원이 가능합니다 (학교마다 다름). 거의 박사학위과정이 끝난 사람들로 쳐주니까요. 만약 학위논문을 쓰지 않고 게긴다면 (저처럼 -_-), 학교마다 다르지만 논문을 마칠 때까지 거의 10년에 준하는 시간이 주어지거든요. 그러니까 ABD는 취업해서 일을 하다가 다시 복귀해서 논문을 마칠 수도 있는 거죠. 제가 왜 이말을 하냐면 ABD정도 되면 설령 박사학위가 없더라도 학위실패자라고 불르면 안되기 때문이에요. 한국대학에서도 박사수료 자격으로 정식 교수하는 분들 꽤 많은 걸로 압니다.

  • sprinter 2009/06/08 12:02 #

    한국에서는 박사수료를 정식 학력으로 인정하지는 않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애초에 박사수료는 공식적인 최종 학력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참고할만한 '이력'이죠. 그리고 제가 박사수료인데, 논자시 + 프로포잘 없어도 박사수료는 붙여줍니다. 그건 미국과는 또 다른 것입니다. (저는 현재 논자시까지만 통과했습니다.)

    한국에서 박사수료 자격으로 정식 교수 하는 것은 그 분야의 커리어 패스가 아직 정립이 덜 된 분야거나, 아니면 실기가 매우 중요한 부분들입니다. 현장성이 중요시 될수록 학위의 중요도는 떨어지기는 합니다. 물론 커리어 패스가 완전히 확립된 이공대에서는 택도 없는 일이죠;;;

    공식적으로는 박사만이 교수를 할수 있다는 학칙이 없는 대학도 꽤 있을 겁니다.
  • 오돌또기 2009/06/08 12:09 # 삭제

    학위와 학력은 좀 다른 개념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박사과정을 하다 그만둠녀 최종학위는 석사지만 학력은 박사중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학위가 법적 효력 면에서 훨씬 중요하지만 박사과정에 다녔다는 학력도 관행적으로는 얼마든지 인정받는 겁니다. 박사과정 수료는 관행적으로 아카데미아에서 인정해주는 지위입니다. 위키피디아를 보면 공식적으로 학위로 인정해주는 대학도 있다고 하네요. 어쨋든 한국에서 박사과정 수료라는 개념 자체가 꽤 헛갈리게 쓰이는 것같군요.

  • sprinter 2009/06/08 12:57 #

    제가 아는 한도내에서는 박사학위 수료는 '석사'로 인정되는 케이스들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학위 수료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해 주는 곳도 있군요.

    현실적으로 남한의 경우 논자시와 프로포잘의 의미가 미국보다 덜한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를 통과했다는 것에 대해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것 같아요.
  • dhunter 2009/06/08 13:20 # 삭제 답글

    진중권 자신은 석사까지 하고 그만 두고 왔다는 식으로 표현하지 않았나요?;

    디지털 컨버전스는 진중권이 요즘 관심가지는 분야가 증강현실이라던가 그런게 좀 있어서 -게다가 그런게 보여주기도 쉽고요- 그걸 암암리에 생각하다보니 뻘소리를 적은듯 -_-);
  • nishi 2009/06/08 14:30 # 답글

    진중권씨 본인이 박사는 하지 않고 석사까지 하고 왔다 그런 식으로 한 이야기는 봤는데 스스로 박사라고 하는 건 본 기억이 없군요.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428291&PAGE_CD=S0200 이런 이야기는 있군요.
  • sprinter 2009/06/08 15:13 #

    옙 박사라고 한적은 없죠. 단지 학위도 못따고 그게 뭐냐 이런 욕은 꽤 먹었는데, 그걸 방어한 적은 꽤 있습니다.
  • 누렁별 2009/06/10 19:04 # 답글

    법치주의 세상에서 좋은 법 놔두고 왜 키워질 한답니까. 과연 진중권은 변듣보에게 국민 혈세로 콩밥을 먹게 할 수 있을 것인가? 개봉박두~
    싸움구경 만큼 재미 있는 게 있습니까. 문학노인 만수 형님 말대로, "살아남는 자가 강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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