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어떤 것

갈라파고스와 대륙의 차이

 Commented by pseudo at 2009/11/04 15:03 
제가 원래 마소 하는 일에 시큰둥하기는 해서 제 귀에만 들어온 소리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최초에 액티브엑스를 도입할 당시부터 웹의 개방성과 표준화에 어굿난다고 액티브엑스 쓰지 말고 대안이 없으면 서비스 시작을 늦추면서 다른 기술적 방법을 찾아 보라는 요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술에도 인적 자원과 발전 방향, 투자 정도라는 게 있고 사업 모델에도 경험이 축적되는데 한국 인터넷 사업이 액티브엑스와 실명제가 없는 해외에서 얼마나 잘 해 나갈 수 있을 지 회의적입니다. 수출만 안 하면 OK란 건 그냥 갈라파고스 일본과 다를 게 없어 보이고요.


실제 기술적인 대안에 대한 여러 논의들이 있었고, 분명히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 딴지걸 생각은 추호도 없다. 지금에 와서 볼때, 그것이 더 적절했을거라는 것에 대해서도(세계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생각해 보면) 딴지걸 생각은 전혀 없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당시 정책적 판단이 성급했을 가망성이 높은것 같다.

단지, 그 당시로 돌아가서 생각해 보면, 당시 신문지상을 휘감던, 전방위적인 이슈들을 생각해 볼때, 특히 '퀄컴에 로열티 빼앗기기' '왜 우리는 일본에 비해서 원천기술이 없는가' 'de facto standard' '우리만의 기술' '우리가 선점한 시장과 서비스' '우리의 기술이 세계의 기술이 된다' 등등등... 이 모든 표현들을 정부가 '자가발전'한 것일수도 있겠으나, 또한 그것은 남한의 시장에서의 요구이기도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선점해서 날로 먹어보자' 라는 생각을 당시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했을까?

결국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우리의 작은 시장 사이즈을 생각해 볼때 우리가 '먼저' 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독자적이지 않은 한도내에서' 시도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양키들이 수용할만 하거나 양키들이 해놓은 것 위에서 무언가를 진행하거나, 아니면 작은 시장 사이즈를 감내하거나. 우리가 먼저 표준을 만들어서 퍼트린다는 생각은, 기대만큼 용이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비 메이저 플레이어는 누군가가 해놓은 기반 또는 기초 위에서 놀아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살짝 우울하다.

덧글

  • uriel 2009/11/04 15:35 # 답글

    우리가 먼저 표준을 만들어서 퍼트리기 위해서는, 먼저 만든 표준에 대해 문서화를 하고 남들이 이걸 어떻게 하면 사용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겠지.

    마소는 이걸 전 세계에서 최고로 잘하는 회사이고 한국은 이걸 가장 못하는 나라 중 하나라는게 표준화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
  • sprinter 2009/11/04 15:36 #

    그 이전에 한국어부터 영어로 바꾸는게 선결 조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uriel 2009/11/04 15:39 #

    정말 문서화에서 영어 문제는 넘사벽 --;
  • monsa 2009/11/04 23:01 #

    한국어라고 문서화를 잘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지요.
    그렇게 전산화가 쉬운 IT 회사중 인수인계가 잘 절차화된 회사는 거의 없지요.
    대기업일수록 캐안습에 요식 행위일 뿐이고..
  • versilov 2009/11/04 18:22 # 답글

    무선인터넷망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wibro를 대체할 준비를 삼성과 KT에서는 이미 하고 있다고 이석채 회장님이 그러시더군요.
  • ㅠㅠ 2009/11/04 18:33 # 삭제 답글

    공인인증 문제는 그것 외에도 '기반기술 확보' 여부와도 관련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원천기술 이야기는 한참 나왔는데 무슨 딴소리냐 하실 듯하여..
    저 플랫폼이 돌아가는 운영체제와 브라우저를 만드는 것은 MS이지 대한민국의 한 회사가 아니었다는 것이죠.

    만약 미쿡™에서 공인인증제도가 돌아가고 있었다면 좀 더 안전한 방향으로 제도를 지원하는 기술적인 요소가 운영체제에 탑재되었겠습니다만 (지금도 PKI는 운영체제에서 "매우 잘" 지원되고 있습니다..) 그게 안되니 우리식™ 공인인증제도는 그걸 처음부터 죄다 구현했는데, 그게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가 보기에는 절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더라는 것이지요.

    브라우저가 악성 코드 전파의 통로로 인식되어 보안성을 강화하고 플러그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는데,
    웹을 통해 우리식™ 시스템을 구축하려니 플러그인 시스템의 원래 목적을 벗어난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보안 소프트웨어" 의무 탑재를 통해 '보완'하고자 했지요.

    만약 운영체제에 원래 이러한 기능이 안전한 방법으로 구현되어 있었고, 그 기능을 단순히 불러다 쓰기만 했다면 지금 정도는 아니었을텐데..
  • 다크루리 2009/11/04 19:07 # 답글

    원래 변두리에서 하면 잘 안 됩니다..;; DMB, Wibro 도 망해가고 있죠...-_-;; 진짜로 처음부터 영어로 하든가 해야 하나..;;
  • 행인1 2009/11/04 22:57 # 답글

    마이너의 설움....
  • asianote 2009/11/05 00:16 # 답글

    게임의 규칙을 완전히 바꾸어 버린다면 가능성이 있겠지만 현실은...
  • ... 2009/11/08 17:39 # 삭제 답글

    억울하면_출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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