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에 대한 애매한 생각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08074.html

탯속에 있을때 죽이는 것이나

태 밖으로 나왔을때 죽이는 것이나

사실은 매 한가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낙태와 관련하여 다음의 이유는 태 밖으로 나온 상태에서도 얼마든지 적용되는 것이다.

“집도 직업도 없어 아이를 키울 형편이 못 된다."

당연히, 낙태에 대해서, '아이를 키울수 있느냐 없느냐는 엄마가 더 잘 알고 있다'라는 이야기는, 아기가 '태어난 후에도 성립하는 것이다.

또한, 이 관점은, 갓 태어난 아기가 아니라, 5~6세 되는 영유아에 대해서도 성립한다.

낙태가 허용되면 이런걸 미리 방지할수 있는거다! 라고 말하면서 낙태를 옹호할수도 있겠으나, 사람의 상황은 그 이후로도 얼마든지 변할수 있는것 아니겠는가. 애가 2살 되었는데 사업이 망하거나 실직을 하면서 아이를 키울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한 이야기다.

낙태에 대해서, 여성의 자기결정권이라고 말한다면, 즉 태아는 내 신체의 일부로서 내가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여성의 인권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할수 있는 부분이 있으나, '부모가 제일 잘 안다'라는 관점은, 그 자체로 매우 잔혹한 것이다.

실제 인류의 역사는 명백히 유아 살해의 역사로 점철되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원시시대의 원시적인 형태의 낙태 흔적, 중세의 아이 엎어재우기, 고의적인 아이 안 돌보기 등등,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명백히 '그들이 잘 키울 수 있느냐 없느냐'의 권리를 행사해 왔으며, 현대 아동 인권의 역사의 상당수는 부모에게서 아이에 대한 선택 권리를 빼앗아 온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 아니겠는감.

나 자신은 낙태에 대해서 제한적 찬성 - 현행 법률과 비슷한 - 이기는 한데, 제한적 찬성이든 전면적 찬성이든 전면적 반대든 이러한 질문은 피해갈 수 없기도 하다.

진짜 스타트랙의 시대가 빨리 와야 '안되면 국가가 다 떠맡겠슴' 같은 방법을 써서 이런 문제가 없어질듯요. OTL;;;

덧글

  • Ha-1 2010/03/04 10:23 # 답글

    국가가 (다) 떠맡겠음 이라는 개념이 그나마 제일 낫죠 ;


    문제는 '키운다'의 허들이 너무 높아졌다는 데 있다는....
  • 아빠A 2010/03/04 10:31 #

    스타트랙의 시대에는 불가능이란 없....
  • Ha-1 2010/03/04 10:34 # 답글

    개인적으로는 아이의 양육의무를 '아빠'가 자동적으로 지게끔 하는 방법이 필요 하다고 봅니다.


    .... 이게 법제화되면 꽤 많은 산업 기회가 생길듯 (응?)
  • 아빠A 2010/03/04 10:38 #

    문제는 아빠는 도망을 잘 간다는데 있습죠.(응?)
  • Ha-1 2010/03/04 10:39 #

    그걸 해결하기 위한 과정에서 수많은 생명과학자와 의학자 및 법률가 세무사 등의 일자리 창출 (...)
  • aeon 2010/03/04 10:34 # 답글

    전 전면적 찬성 입장입니다.

    국가가 다 떠맡겠음이라고 해도 임신기간 동안 여러 위험성이 있는 건 부정할 수 없죠. 그리고 태아가 언제부터 인간으로 취급받을 수 있으냐 문제도 있고요. 수정된 바로 그 순간부터 라고 할 수도 있고, 1개월이나 3개월도 있죠.

    부모가 제일 잘 안다라는 관점은 잔혹합니다. 다만 태어나 어느정도 자기 인식을 하고 있는 아이를 죽이는 것과 자기 인식이 없는 태아를 죽이는 것 - 이것도 몇 개월이냐에 달려 있습니다 - 은 다른 문제가 아닐까요.
  • 아빠A 2010/03/04 10:36 #

    자기 인식이라는 점에서, 태중에 있는 태아는 자기 인식을 못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많죠.
  • 행인1 2010/03/04 11:01 # 답글

    사실 지금 낙태문제가 제기되는건 왠지 모르게 저출산이랑 연계가 되어있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낙태' 때문에 '저출산'이 왔냐면 그건 아닌것 같은데....
  • 바이커 2010/03/04 11:35 # 삭제 답글

    태아: 엄마 사망 = 태아 사망 (아빠도, 할머니도, 국가도 어쩔 수 없음)
    영아: 엄마 사망 != 영아 사망 (아빠나, 할머니나, 국가가 뭔가 할 수 있음)
  • 아빠A 2010/03/04 11:46 #

    1. 태아도 이제는 많은 경우 아빠나 할머니나 국가가 무언가를 할수 있죠. 낙태의 기준이 아마 그런걸 고려해서 잡혔겠죠?;;;

    2. 국가가 뭔가를 '할수 있다'와 '실제 하고 있다'는 다른 문제죠.
  • GQman 2010/03/04 12:34 #

    아버지 허락없이 태아를 낙태했다간 콩밥크리 작렬하지요.
  • 바이커 2010/03/04 13:22 # 삭제

    저 위의 대비는 태아가 독립된 생명인지 의심스럽다는건데, 임신한 엄마와 독립적으로 아빠, 할머니, 국가가 어떻게 태아의 생명을 유지시킬 수 있을지 궁금하군요. 이미 태어난 영아는 엄마 없이 자란 아이, 할머니 손에 큰 아이, 고아원에서 큰 아이 등등 그 사례가 태산을 이루지만요.
  • 아빠A 2010/03/04 13:48 #

    결국은 개월수의 문제지요. 인큐베이터로 커버가 가능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문제가 있으니까요. 물론 그정도는 고려해서 법률이 정해지기는 합니다만.

    그리고 모든 낙태의 상황이 한쪽의 목숨이 걸린건 아니기 때문에, 엄마사망을 논하는게 적절하지는 않죠. 제가 논한건 '부모가 잘 알고 있다'라는 관점이니까요.
  • 아빠A 2010/03/04 13:52 #

    또한 사례가 무수히 많다는 것 자체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건 아닐 것입니다. 반대로 엄마없이 자라서 곤란해지거나 죽은 아이의 숫자도 부지기 수이니까요. 또한 그 논리는 저렇게 기댈데가 없는 경우에는 생사여탈권을 가져도 되는 것인가, 라는 문제가 또 남습니다.
  • 바이커 2010/03/04 14:24 # 삭제

    사례 "수"가 아니라 "가능성"이라는 질적 문제에 대한 제기입니다만.

    태아를 죽이는거나 영아를 죽이는거나 같다라든가, 낙태 허용을 생사여탈권 부여 여부로 보는 등, 낙태=살인의 (태아와 영아의 차이를 두지 않는) 논리를 정당화시키기 위해서는 태아가 산모의 의지 여부와 별개로 (아빠, 할머니, 국가 등 타자의 개입이 있다면) 독립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야 하지 않냐는 겁니다.

    그 가능성이 있다면 태아는 여성의 자기결정권 밖의 독립된 존재로 보아야 할 것이고, 그 가능성이 없다면 낙태의 이유가 강간이든, 부모가 잘 알고 있다든, 낙태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의 범위 내에서 논의되어야 하는거 아닌가라는거죠. 적절한 서비스가 제공되면 충분히 정상적인 삶을 누릴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영아와는 다른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 아빠A 2010/03/04 14:39 #

    1. 태아와 영아가 동일하지 않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동의할수 있습니다만, 그러나 그 관점은 제가 제기한 관점과는 완전히 다른 관점이지요. 제가 제기한 관점은 '이 아이가 잘 클 수 있을지 없을지는 부모가 가장 잘 안다'는 것이고, 이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사회경제적인 의미에서 가장 의미를 가지는 관점이지만(개인의 의사결정권에 대한 문제는 사회경제적인 이슈는 아니니까요.) 그것이 가지는 함의가 꽤 복잡하다는 것이고...

    2. 말씀하신 관점은 혹시 기술이 발전해서 인공자궁등을 통해서 태아를 살릴수 있는 시기가 점점 당겨질수록 낙태에 대한 권리는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뭐 이것도 나쁘지 않겠죠.
  • Freely 2010/03/04 12:05 # 답글

    참고로 미국에선, 임신 3개월까지의 an embryo; 3개월 이후의 a fetus; [일반적] an unborn child [baby]. 라고 합니다. 그리고 리버럴에서 낙태를 반대하지 않는 이유는 아직 baby가 아니기 때문에 "사람"으로 칭할수 없기때문이라고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 措大 2010/03/04 22:45 # 답글

    솔직히 갑자기 프로라이퍼들이 설치는 까닭을 모르겠습니다. 형세로 보아하면...

    1. 저출산
    2. 개독

    밖에는 모르겠는데... 낙태의 허용 범위 같은 문제에 종교적인 윤리관을 가지고 덤비는 축들은 상대도 하기 싫고 (그건 그들의 컨센서스일 뿐, 저는 신도가 아니니까요) 저출산 문제 해결책으로 이걸 가지고 나오는 친구들은 더 어처구니가 없습죠. 차우셰스쿠 차일드 한국판을 양산해볼 참인지.

    낙태 전면금지...뭐 윤리적으로나 규범적으로 가장 타당할 수도 있겠지요. 대신 a. 미혼모가 독박 쓰는 사회 구조 척결, b. (미성년, 강간피해자 등) 임부에게 가해지는 편견 해소, c. 애낳고 키우는데 국가와 사회가 전면적으로 부조해주는 사회, d.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매주 HR시간에 콘돔 3개씩 무료로 배부...정도를 소소한 조건으로 삼겠습니다. 저런 문제에는 무능, 무식견한 주제에 그저 생명 존귀만 되뇌이는 프로라이퍼들은 그냥 야산에 파묻어야 제맛입니다.
  • 아빠A 2010/03/05 08:17 #

    措大 / 프로라이프는 인간의 본성에 가까운 겁니다. 단지 그것이 다양한 형태로 발현되는 것이죠. 살인하지 말라, 이런것도 전형적인 프로라이프적인 생각 아니겠습니까? 거기에 저출산과 기독교가 낀다고 해서 - 또한 천주교는 단 한번도 낙태에 찬성한 적이 없습니다. 갑자기 설치는게 아닙니다 - 특별히 어떤 의미가 있는건 아닙니다.

    말씀하신 내용중에 a,b,c는 확실한 효과가 있을텐데, d에 대한 효과는 그다지 없는것 같습니다. 이미 학교에 콘돔을 배치한 동네가 많지만, 그것이 10대 미혼모의 발생률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증거는 딱히 보이지 않는듯 합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10대에는 실수로라도 애를 가지지 않기 위해서는 sex를 안하는게 최선이라고 봐야죠. 전 세계 어느 선진국 동네에서도 '고등학교'를 나오지 않은 사람을 취직시켜주는데는 없으니까요. 물론 그럴리가 없으니 문제지만.
  • why? 2010/03/05 14:49 # 삭제

    그런데 미혼모와 애들을 국가에서 전면 지원해줘야 할 이유는 뭔가요?
    너무 무책임한 사고라고 생각하지 않나요?
    국가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사람들보다는 차라리 낙태 전면 찬성주의자쪽이 낫습니다.
  • 아빠A 2010/03/05 15:11 #

    why? / 국가가 생명보다는 예산이다, 라는 관점을 채택하면 그렇게 되겠죠. 딱히 이상한 관점은 아니니까.
  • 머스타드 2010/03/04 22:46 # 답글

    결국 태아를 어느 시점부터 인격체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로 귀결되지 않나 생각됩니다. ㅡㅡa
  • 아빠A 2010/03/05 08:17 #

    종교적인 입장은 절대 하지 말라인데, 참 애매하지요.
  • FELIX 2010/03/05 10:40 # 답글

    낙태지랄이라니;;

    사실 저는 낙태에대해서는 전혀 무관심한 사람이지만 미국 정치판의 그 깽판을 보면서 이게 정치이슈가 안된 한국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입장이라...

    낙태는 교회에서 떠드시구요 제발 정치권으로는 안끌여들였으면 좋겠습니다.
  • 아빠A 2010/03/05 10:51 #

    낙태는 왠만한 서구문화권에서는 그 시작은 어쨌든 금기였다고 봐야죠. 낙태를 '권리'로 끌어들인건 '교회'가 아니라 '인권운동가'들이죠. 낙태가 개인의 권리라는 논리 자체가 60년대나 되어야 개발되는 것인데 그걸 교회가 끌어들였겠습니까?-_-;;;
  • why? 2010/03/05 14:53 # 삭제

    펠릭스님 말씀은 낙태반대를 교회에서 끌어들였다는 것 아닌가요?
    로마교황청의 변화와 더불어 부시 정권 이후로 미국에서 복음주의 기독교가 판을 치고 대법원장으로 그쪽 사람이 임명되면서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도 사실 아닙니까? 미국내에서도 정교 분리에서 정교 일치 쪽으로 나간다는 비판도 많잖습니까?
    저도 기독교 신자지만, 기독교 신자 입장에서 아무리 팔이 안으로 굽는다지만 작금의 분위기에서 종교의 영향이 크지 않다고 주장하시는 건 좀 아니라고 봅니다.

  • 아빠A 2010/03/05 15:09 #

    why? / 작금의 분위기에서 기독교의 영향이 크지 않다고는 전혀 말하지 않았습니다만. 기독교계는 격렬하게 반대합니다. 단지 이 문제에 있어서, 기독교계는 공격적이라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방어적 입장에 가까웠다고 생각하는거죠. 낙태의 문제가 '원래 허용'되다가 '종교에 의해서 금지'된 역사를 다시 해결하는 역사는 아니지 않습니까?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서 종교계는 방어자였고, 방어자가 공격자를 끌어들였다고는 볼 수 없죠.

    단지, 저는 애초에 '누가 문제를 일으켰느냐'라는 식으로 스토리를 진행하는게 적절치 않은거라고 봐요.
  • FELIX 2010/03/05 16:39 #

    그렇군요. 지금 낙태 이슈로 재미를 보는게 아무래도 보수-공화당 계열이라 이쪽에서 선도한 거라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이걸 정치문제로 만드는 건 좆타가도 좆치않타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 카톡MIF99 2018/04/10 13:50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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