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는 다르구나.

0. 최근 1억 클리닉 이야기가 진짜다 아니다 이야기가 많은것 같은데, 솔직히 좀 개그 같다.

1. 그 클리닉이 1억이 아니라 한 3~5000만원짜리 회원권 이었다고 해도, 이 네거티브가 작동하는 방식에는 딱히 문제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단지 1억이라는 것이 좀 더 입에 착착 붙는 부분이 있다.

2. 나경원이 1억 짜리를 다니든 10억짜리를 다니든 그것은 온전히 나경원의 자유다. 다만, 선거는 그런 개인의 자유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애초에 시민들이 그렇게 쿨 할리도 없고. 나경원이 클리닉에 다니는게 개인의 자유인지 몰라서 '시장이 되면 안다닐 거에염 뿌우~~' 이러는게 아니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저 클리닉이 1억 클리닉이든 3,000만원이든 기껏해야 시술비 500만원이든 사실 그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핵심은 저 클리닉이 사람들에게 수용되는 진짜 이름은 이거라는데 있다.

'너와 나는 다르구나.'

이것이야 말로 박원순이 조낸 까인 이유중의 하나가 아니었는가. 그렇다면 마땅히 나경원의 대응도 까여야 마땅하다. 당연히 정치인인 나경원은 저 기사의 파급효과를 제대로 알고 있으나, 그러나 딱히 대응할 방법이 없어서 실패하고 있다. 이 타이밍에서 고소는 일종의 화풀이에 가깝다. 내가 이제까지 본 기사에 대한 어떤 비판도 저 지점을 뒤집을 수 있는 무언가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3. 나경원측은 복지이슈(무려 한나라당의 입장이 바뀌었다.) 를 수용하고 강남북 균형 발전과 생활복지 공약을 들고 나옴으로서 오세훈 시장의 사퇴 이후 그어져 있던 전선을 모두 흐리게 하고 선거를 쟁점이 없는 인물론 전쟁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를 통해서 크게 밀리던 선거를 박빙으로 만들었고, 여기까지는 나경원이 원한대로 되었다. 박원순은 그 자체로는 전혀 서민적이지 않은 과거를 가진 인물로서, 전선을 흐리기에는 이만큼 맞춤 상대가 없었다. 나경원측이 스스로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이건 한나라당 권영진 의원의 인터뷰에도 잘 나온다.) 이슈들에 대해서 박원순은 하나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상황은 박빙이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의 기사가 터진 것. 그 기사는 이렇게 '흐려진 전선'에 금을 그어 놓는 내용인 것이다.

이후 나경원의 대응을 보자. 결국 나경원은 진짜 중요한 대응은 하나도 하지 못했다. 그녀의 대응은 '나는 500만원 내고 받았어염'이었고, '사실은 그 클리닉 비싼데 아니에염. 님들도 갈 수 있는 평범한 곳이에염' 이라는 대응을 하는데 실패했다. 아이 이야기는 '구차'한 이야기에 불과하다. 동일한 병은 아니지만, 마찬가지로 피부가 문제가 되는 아토피 걸린 아이를 가진 엄마들 입장에서 보면 어차피 이런 변명도 허름하게 들리기는 매 한가지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건 박원순이 '우리집이 강남인 이유'에 대해서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고 '책이 많아서...'라고 변죽을 울린거나 비슷한 이야기인 것이다. 사람들은 '니가 왜 강남에 사느냐' 를 물었지 '왜 60평이냐'를 물은게 아니였듯이, 마찬가지로 나경원에게 묻는 것도 이것인 것이다. '님하 서민의 친구람서요? 뭘로 그걸 믿나요?' 여기에 대고 '너 고소'를 외쳐봐야 화풀이에 불과하다.

4. 사실 한나라당의 의원이라면, '나는 사실 서민의 친구에염' 보다 '나는 오만한 엘리트지만, 그러나 나는 분명히 너를 생각하는 사람이다.'라는 관점으로 밀고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도박'이며, 아직까지 한국의 정치사에서 그런 이미지로 성공한 정치인이 없다. 아, 이승만은 박사라는 이미지가 있었으니까 그나마 이승만이 유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민주화 이후로 그런 사람이 있냐면 글쎄... 설마 김영삼이 그런 이미지였을거라고 말할 사람은 없겠지? DJ가 서민 코스프레를 안하고 귀족적 이미지로 당선되었다고 말할 사람은 없겠지? 노무현은 말할 것도 없고, MB가 실제 어떤 사람이었든, MB가 가진 신화는 '입지전적 신화'가 아니었던가? 따라서 양쪽이 동시에 서민 코스프레를 시도하는건 어쩔수 없는 부분이었을 것이다.

5. 이 문제에 대해서 나경원이 할 수 있는건 사실 같이 네거티브를 해서 이 문제를 땅에다 뭍는 것이지만, 나보다 훨씬 선거를 잘 알고 있을 나경원이 시도하지 않는 것으로 봐서 현재로서는 그럴만한 재료가 나타나는 것 같지는 않다. 사실 가카의 내곡동 땅 문제만 아니었어도 좀 나았을텐데, 가카가 나경원을 망친 주범의 하나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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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 2011/10/23 15:45 # 삭제 답글

    시간이 지날수록 나경원의 피부과는 이슈가 안될거라고 봅니다. 나경원에겐 550을 주고 간 피부과가 있지만, 박원순에겐 250만원짜리 월세가 있으니까요. 말씀하신 효과는 상대방 후보가 대칭적인 출신성분을 가지고 있어야만 의미가 있어요.

    현재 선거 운동 방식이 나경원은 최근들어 혼자서 조용히 골목길을 들고 있고, 박원순은 여럿을 이끌로 시내 유세를 파워풀하게 하고 있더군요. 이거 누구 떠오르지 않습니까.

    그리고 한 번 박원순 홍보 동영상 보셨나요? 심지어 거기서까지 듣보잡 느낌이 납니다.
  • 아빠A 2011/10/23 15:54 #

    1. 박원순 월세 250만원은 이미 '반영'되었죠. 10%가 넘던 차이가 줄어들어서 박빙이 되었고, 그것으로 끝났습니다. 그것인 나경원이 대칭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던 걸까요? 아무리 나경원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해도, 나경원이 '서민적 이미지'를 원래 갖고 있었다고 말씀하시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2. 선거방식
  • .... 2011/10/23 16:00 # 삭제

    제 말은 박원순이 말 그대로 서민일 경우라면 모를까 현재 상황에선 나경원이 그것도 엄청난 타격은 보지 않는다는 겁니다. 어차피 나경원이 부잣집 딸에 그 나이까지 미모도 유지하는 잘 나가는 여자라는 건 서울시민이 다 아는 얘기입니다. 피부과 논쟁과 별개로 나경원이 중산층이 아니라 서민이라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애시당초 이런 저런 생활상이나 지출 내역을 공개하면 밀리기 시작하는 건 박원순이었습니다.

    1억이라는 이름으로 피부과를 터뜨리긴 했으나 나경원도 강공 모드로 가고 있고 실제로 1억을 지출한게 아니라고 밝혀시는 시점에서 이 문제는 뒤로 밀려난다고 봅니다. 이미 정치인들은 어느 정당을 막론하고 특정한 계층 출신들이라는 건 점차 서민들에게도 상식이 되어가는데 골프 치는거 좋아하던 노무현 사람들이 저런거 언급한다고 먹히지 않지요.

    권양숙은 스스로도 골프 실력이 이 정도나 되는데 서민으로 살아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도 했던데, 당사자가 이랬다고 해도 노무현의 서민이미지가 사라진 것도 아니죠.

  • .... 2011/10/23 16:02 # 삭제

    마찬가지로 이미 귀하게 자란 딸로 다가오던 나경원이 피부과 얘기가 나온다고 크게 달라지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 한가지 힌트를 드리자면 요즘 20대들이 보는 케이블 연예 채널들을 보면 엄친아, 엄친남 해서 대대로 뼈대있는 집안 연예인이니, 부모 학벌도 좋고 자기 학벌도 좋은 연예인이니 하면서 방송들을 합니다. 연예인들도 이제는 수제비 연예인들 말고 곱게 자라서 무난하게 성격 좋아보이는 친구들이 잘 먹어줍니다.

    귀족을 바라보는 대중의 정서가 이회창이 오이 쇼하던 2002년하고 많이 달라요. 거의 10년이나 지났으니 당연한거죠.
  • 아빠A 2011/10/23 16:05 #

    말씀하신대로라면 박원순의 지지율이 이렇게 급격히 추격당하는 일도 없었겠죠. 그 경우 적절한 해석은 '한나라당 지지세력이 원래 이렇게 집결할 것이었다'입니다. 이 해석은 현재 박원순 진영에서 하는 해석이기도 합니다. 어느쪽이 좀 더 적절할까요?

    그리고 .... 님 말씀대로라면 한나라당이 최근 무상급식론을 단계적 무상급식론으로 수용한 것이나 생활도시 공약을 내걸거나 강남북 균형발전등 서민 운운하는 전략으로 완전히 수정한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그냥 한나라당의'착각'일까요?
  • getabeam 2011/10/23 16:18 # 삭제


    양측모두 서민과는 거리가 먼 나리들이신데, 재수없음 vs. 재수없음 이라면 재건축 프로세스도 모르는 꼰데보다야, 피부관리 받는 예쁜 아줌마가 낫지 않을까요?
  • .... 2011/10/23 16:18 # 삭제

    네거티브로 인해 박원순의 지지율이 떨어진 건 서민도 아닌데 서민이미지를 계속 사용하려고 한게 문제죠. 어렸을 때 가난했다고 하면 그 나이대 엘리트 중에 서민 아닌 사람이 있겠습니다. 무엇보다 빅원순은 서민 이미지와 별개로 애시당초 기존 정치인들과 차별화하며 자신을 티끝 없는 사람인양 밀고 나가는 컨셉을 쓴게 패착입니다.

    물론 나경원은 복지에 대한 입장을 일부 수정했습니다만 그래도 가장 화제였던 무상급식에 대한 입장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 않나요. 그리고 이러한 컨셉 변화는 서울시장 선거 이전에도 한나라당에서 조짐이 보이던 것이지 서울시장 하나를 위해서만이라고 보진 않습니다.

    다시금 말하지만 스펙이 귀족이라서 재수없고 찍지 않겠다는 정서는 점차 옅어지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20대들의 나경원 지지율이 꽤 선방인 걸 봐도 그렇죠. 그리고 또한 대중의 정서라는 건 이제 스펙 정치인을 좋아하는 시대죠. 나경원은 자기가 만들어놓은 스펙이라도 있지, 박원순에겐 그런 것도 느껴지지 않아요. 최근 한나라당이 협찬 인생 박원순이라고 비꼬는 걸 식당에서 봤는데 대학생들이 웃더군요.

    안철수하고 비교하면 안철수는 기존 야권 정치인과 대비되는 스펙이 있는 전문가 느낌이 있는데 박원순은 그렇지가 않아요. 나경원도 따지고보면 판사라고 하는 스펙이 딱히 신선한 스펙은 아니지만 적어도 지가 한 것이란 생각이 있죠.

    아무리 선거 방식이라고 해도 본인은 아무리 봐도 쩌리같고 협찬인생 같아 보이는 후보가 이기긴 힘들다고 봅니다. 조순하고, 고건은 박원순 같은 듣보잡이 아니었어요.
    박원순은 아무리 높게 쳐도 정세균하고 동급이에요. 아니 정세균은 매일 TV에라도 나와서 그 정도인데 박원순은 그 것도 아니니... 더 낮을지도...
  • .... 2011/10/23 16:29 # 삭제

    애초에 엠팍을 비롯한 노유빠 본진들은 안철수가 나온다고 하니까 유시민이 가고 나니 이젠 레알 부산 갈매기가 오는구나 환호하더니, 박원순도 출마를 선언하니 노욕이라느니 선거에 찬물이라느니 민주당 보다 못하다느니 발악이 심했지요. 그도 그럴게 당시만 해도 인지도도 개안습인 박원순이 경남 창녕 출신이라는게 쌍도 노유빠들에게 인지나 되었겠습니까?

    3일정도 지나고 박원순의 프로필이 어느 정도 돌고나니 공격 강도가 약해지더니 안철수가 양보해주자 곧바로 [우리의 희망 박원순] 이걸로 가더군요. 박원순은 기본적으로 이봉수하고 다를 바가 없어요. 박원순 자체의 가치나 매력이 없어요. 이걸 나경원하고 비교를 해보면 됩니다.

  • 오그드루 자하드 2011/10/24 13:38 #

    정작 안철수는 부산 본진에서는 이름만 알려진 수준입니다만.....
  • 행인1 2011/10/23 17:33 # 답글

    뭐, 본인이 입으로는 '정책 선거'를 하겠다고 해놓고는 네거티브만 줄창해댔으니 당연한(?) 보답일런지도 모르죠.
  • Ha-1 2011/10/23 19:21 # 답글

    몇천짜리 성형수술을 대학생들이 대부분 받는다는 서울 무시하심니콰. 1억도 아니고 500갖고 다르다고 생각할 리가요
  • 아빠A 2011/10/23 20:16 #

    오오 제가 서울을 너무 무시했단 말입니콰. 흑흑
  • capcold 2011/10/24 05:47 # 삭제 답글

    !@#... "'나는 오만한 엘리트지만, 그러나 나는 분명히 너를 생각하는 사람이다"로 성공 케이스: 홍정욱 의원.
  • Ha-1 2011/10/24 08:40 # 답글

    반 농담처럼 말했지만, 한국 중산층 이상의 스펙이 전반적으로 예전같지 않다고 봐야될듯합니다. 어학연수가 국민템이 된 시대에, 언제나 정치인들이 스펙을 선도했던 걸 생각하면, 이젠 서민 코스프레의 시대는 완전히 끝났다고 봐야겠죠.

  • 아빠A 2011/10/24 08:43 #

    말씀하신건 맞는 이야기입니다만, 그러나 서민 코스프레는 한동안은 살아 남을 겁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서민의 기준이 일정정도 향상되겠죠.
  • Ha-1 2011/10/24 08:50 #

    양극화와 같이 생각해서 중산층이 소멸해간다고 보면, 중하층 이하는 이제 서울에서 정리가 완결되어간다고 볼 수도 있겠죠. 대선주자의 코스와 서울시장 주자의 코스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듯요
  • 아빠A 2011/10/24 08:58 #

    Ha-1 / 중산층 이하가 완전히 정리가 되기에는 서울은 아직은 너무 큽니다. 최소한 이번 대선까지는 그 관념이 남아 있을 거에요.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될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 오그드루 자하드 2011/10/24 13:33 #

    심지어 강남(!)에도 중하층 이하가 남아있는걸요 뭐 -_-;; 그리고 서울의 집주인님들은 현찰을 내줄 호갱님 세입자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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